오래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에 한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큰 집과 넓은 농장, 그리고 많은 하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은 그의 외동딸이었습니다.
그는 딸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딸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 그의 정성 탓인지 딸은 곱게 곱게 자라갔습니다.
밝고 예쁘게 자라는 딸의 모습은 부자의 기쁨이었습니다.
딸의 웃음 속에서 부자의 행복도 자라갔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딸은 성숙한 소녀가 되었습니다.
마냥 재롱을 떠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아버지의 농장 나무 그늘 밑에서 소설을 읽으며
꿈을 키우는 숙녀로 자라난 것입니다.
'내 딸이 벌써 저렇게 아름답게 자랐구나!'
성숙한 딸의 모습은 아버지에게 새로운 기쁨과 함께
딸을 위한 큰 계획을 갖게 했습니다.
'그래. 딸을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젊은이와 결혼시켜야겠다.
가장 큰 예식장을 빌려, 가장 멋진 드레스를 입히고
온 동네 사람들을 모아 가장 멋진 결혼식을 치러야겠다.
암 누구의 딸인데...
그래, 가장 큰 다이아몬드 반지도 손에 끼워줘야겠구나.'
딸의 행복이 바로 아버지의 행복이었기에
아버지는 딸을 위해 최고의 결혼을 시켜주려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봐,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훌륭한 젊은이를 찾아내게"
"어떤 젊은이를 원하시는지요? 부자 어른"
"최고의 젊은이어야되네. 어디 내놔도 최고로 뛰어난 청년 말이야!"
부자는 유명한 중매장이를 부른 후 신랑감이 될
훌륭한 젊은이를 찾아낼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자신이 가진
재산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자가 바라던 최고의 신랑감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우연히 마차를 타고 농장을 돌던 부자의 눈에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는 두 사람이 발견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자기의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있는 젊은이는 낮이 익지 않았습니다.
'누구지 저 청년은?'
부자는 급히 옆에 서 있는 늙은 청지기에게 물었습니다.
"이보게, 내 딸과 함께 있는 저 청년은 누구인가?"
"예? 누구요? 아 저 젊은이요?
몇 달 전에 새로 들어온 짐이란 청년인데요.
한번 주인님에게 이야기를 드리지 않았습니까?
새 하인이 들어왔다고..."
부자는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어렴풋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 그래, 시골에서 한 청년이 와서 자기를 써 달라고 했지!
그럼 저 청년이 바로..."
"예 저 청년입니다."
"그래... 좀 어떤가?"
"매우 성실하게 맡은 일을 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저 청년을 내 방으로 한번 불러오게"
부자는 청년과 함께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딸의 모습이
평소와 달리 별로 기쁘지 않았습니다. 왠지 마음에 걸리는 것입니다.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오, 자네가 새로 들어온 하인인가?"
"예. 그렇습니다."
청년의 태도는 다른 하인들과 달랐습니다.
다른 하인들은 대부분 주인 앞에 오면 몸을 조아렸지만
청년은 자유롭고 당당했습니다.
부자는 천천히 아래위로 청년을 살펴보았습니다.
부자의 눈길 앞에서도 청년은 조금도 동요함이 없이 서 있었습니다.
굳게 다문 입술에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부자는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씩 묻기를 시작했습니다.
고향은 어디며, 부모는 누구며, 학벌은 어떠한지를 물었습니다.
청년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나갔습니다.
부자는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실망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시골뜨기일 뿐이군,
그러니 남의 하인 노릇밖에 못하지...'
부자는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는 표정으로
청년의 말을 끊었고, 곧 냉정한 얼굴로 엄히 이야기했습니다.
"자네, 어제 오후에 보니 내 딸과 가깝게 지내던데
앞으로는 절대로 가깝게 지내지 말게!
그 아이는 곧 훌륭한 청년과 결혼해야 되니"
딸의 이야기가 나오자 청년은 잠시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곧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습니다.
"주인님, 죄송한 말씀이지만,
따님과 저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사귀는 것을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뭐라고! 사랑하고 있다고!"
부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노한 얼굴로 청년을 노려봤습니다.
"네 놈이 하인 주제에 감히 내 딸을 넘봐!"
부자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습니다.
하지만 청년의 얼굴은 평안했습니다.
부자는 말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문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밖에 아무도 없느냐! 청지기!"
곧 문이 열렸고 늙은 청지기와 하인들이 들어왔습니다.
"저놈을 당장 쫓아내!
다시는 내 눈 앞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란 말이야!"
하인들은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망설이다
부자의 재촉에 못 이겨 청년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청년은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정 그러시다면 제가 스스로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따님과 저는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주인님처럼 어떤 조건을 따지지 않고요!"
청년은 곧 짐을 챙긴 후 그곳을 떠났습니다.
부자는 청년이 머물던 곳의 물건을 남김없이 치우라고 했습니다.
청년의 자취가 조금도 남아 있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부자의 얼굴에는 주름이 깊이 패었고, 기력은 쇠해졌습니다.
어느 날 부자는 낡은 창고를 살피러 들어갔습니다.
창고가 오래 되어 새롭게 지어야 된다는 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탓에 눈이 침침해진 부자는 눈을 비벼가며
창고 기둥들을 하나씩 살펴갔습니다.
얼마 후 글씨가 새겨진 한쪽 구석의 기둥이 부자의 눈에 띄었습니다.
오래되어 낡은 기둥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부자는 천천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제임스 ... A ... 가필드?”
놀랍게도 그 이름은 당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었습니다.
더욱 부자를 놀라게 한 사실은 그곳이
오래 전에 쫓아낸 짐이란 청년이 머물던 장소인 것입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마 17:5)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의 보기에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 53:2)
하나님은 예수님을 보시며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이요,
당신의 기뻐하시는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오셨을 때 사람들은 영접치 않았습니다.
자신들 보기에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놀라운 축복을 준비하시지만,
외형적인 모습만 보는 우리의 눈으로 인해 받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눈 앞에서는 히나님의 축복들이 '감추인 보화' 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으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