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히브리서 13장에는 인도자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는 말씀도 있고 인도자의 행실의 종말을 주의하여 보고 믿음을 본받으라는 말씀도 나오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요? (장*용 님 질문)
A 먼저 질문하신 내용 중 첫번째 언급하신 인도자에 대한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하고 근심으로 하게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히 13:17)
이는 인도자를 향해 인도를 받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기본적으로 인도를 받는 사람들은 당연히 인도자를 잘 따라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하나님의 뜻을 남용할 때입니다.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한 부부가 다투던 중 남편이
“아내들아 남편에게 복종하라.”(골 3:18)는 구절을 보이며 하나님의 뜻대로 복종하라고 하자, 아내는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골 3:19)는 하나님의 뜻부터 행하라고 맞선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뜻으로 인해(?) 더 크게 싸우게 되었다는데, 이처럼 하나님의 뜻을 자기를 높이고 세우는 일에 남용하는 일은 흔히 발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은 무조건 따라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다윗을 만나셨을 때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행 13:22)고 기뻐하셨습니다. 이는 당신의 마음과 합한 사람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시겠다는 의미로, 당신의 마음과 합하지 않은 채 당신의 뜻을 이루는 것은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모든 하나님의 뜻에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하기 전 먼저 하나님의 마음과 합해져야 합니다. 인도자에 대한 순복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인도자에게 순복하라고 하셨을까요?
서두의 가르침에 나온
“너희 영혼을 위하여”란 구절과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는 구절처럼, 인도 받는 사람들의 영혼의 유익 때문입니다. 즉, 인도자의 인도는 인도 받는 사람들의 영혼의 유익을 위한 것이지 인도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인도가 인도를 받는 사람의 영혼에 유익한 인도입니까? 예수님이 나타나시기 전 대표적인 인도자는 세례 요한이었고,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대표적인 인도자는 사도 바울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했다는 것입니다.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이 충만하였노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29,30)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고후 11:2)
위에 나오는 신부나 처녀는 인도 받는 사람들을 의미하고, 신랑과 남편은 당연히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즉, 세례 요한은 자신을 신랑의 친구로, 사도 바울은 자신을 중매쟁이로 표현하면서 두 사람 모두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러한 인도가 인도 받는 사람들의 영혼의 유익을 위한 참된 인도입니다. 영혼의 유익은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받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연결되지 않고 다른 곳에 연결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백성을 인도하는 자가 그들을 미혹하니 인도를 받는 자들이 멸망을 당하는도다.”(사 9:16)
위와 같이 인도를 받는 사람들에게 유익은 고사하고 멸망을 당하게 하는 인도도 있습니다. 2천년전 인도자들을 잘 따랐던 유대교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일에 동참했고, 중세 암흑기에 인도자들을 잘 따랐던 천주교인들은 복음을 거부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일러 주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저희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히 13:7)
그래서 인도자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인도자들의 행실에 주목하고 믿음을 본받으라고 한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것이기에 인도자 속에 있는 하나님의 마음만 본받아야지 하나님과 다른 마음은 모두 배척해야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눈을 그리스도께만 고정시키십시오. 예수님만 따라가십시오. 절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으실 것입니다.”(찰스 스펄전)
“
당신은 성직자들을 쳐다보아서는 안됩니다. 당신의 눈을 인간에게서 떼고 그리스도를 향해서 돌이키십시오!”(디엘 무디)
믿음의 선진들은 자신의 인도를 받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인도만 받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사실 인도자가 인도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말만 잘 듣게 한다면 그들의 마음을 도적질하는 것이며, 인도자의 말만 따르는 것은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느 개인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모두의 하나님이시며 각 사람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 18:4)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여호와라.”(출 3:15)고 당신을 소개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종이라도 그대로 믿지 아니하시며”(욥 4:18)라고 하셨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의 인도자들은 너무 커져버렸습니다. 아래는, 최근 세습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는 대형교회를 방문했던 한 인터넷 신문 편집인이 당시 그 교회의 분위기를 밝힌 기사의 주요 내용입니다.
“설교 전 K 목사님을 높이는 말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추수감사절에는 로비에다 K 목사님의 사진을 걸어두고 교인들이 함께 사진을 찍게 한다고 들었다. ... 세계적 교회를 자랑하는 J 목사는 그 교회 권사가 자기에게 와서 ‘저에게만 말해주세요. 몸을 입고 오신 주님이시죠?’라고 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실제로, 교회에서는 인도자의 인도를 잘 따르는 믿음(?)의 사람이면서 세상에서는 그리스도인 답지 않은 교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 안과 밖에서 다른 자신의 이중적 모습 때문에 고민하는 교인들이 많은데, 이는 예수님의 인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네 말을 인함이 아니니 이는 우리가 친히 듣고 그가 참으로 세상의 구주신 줄 앎이라.”(요 4:42)
위는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먼저 만난 여인의 인도로 예수님을 만난 후에 한 이야기입니다. 네비게이션은 길을 안내해주지만, 네비게이션만 사용하면 오히려 길을 모르게 됩니다. 인도자 없이도 예수님과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인 것입니다.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 ...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할새”(행 8:1~4)
위와 같이 교회가 흩어져 인도자와 멀어졌어도 신앙이 흩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참 신앙을 가진 것입니다. 교회에서만 신앙인이라면, 교도소에서는 모범수인데 세상에 나가면 다시 범죄하기에 교도소에서만 지내야 되는 진정으로 교화되지 않은 사람과도 같습니다.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초등교사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게 하려 함이라. 믿음이 온 후로는 우리가 초등교사 아래에 있지 아니하도다.”(갈 3:24,25)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율법은 예수님 앞에서 사라져야 사람들이 예수님으로 인해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으면 인도자 아래 있어야 되지만, 믿음이 온 후로는 인도자에게서 벗어나 '구속한 주만 보이도다'라는 찬송가사처럼 됩니다.
영국에는 양치기 개들이 있는데, 양들을 주인 앞으로 인도한 후에는 양들이 주인의 돌봄을 잘 받도록 주인께 맡겨야 됩니다. 주인 앞에서도 여전히 양들을 이끌고자 하는 것은 주인을 믿지 못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결국 주인을 대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두가 행복한 신앙을 위해서는, 교인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인도자의 회개는 물론이고, 교인들도 사람에게서 벗어나 예수님만을 따르는 회개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두의 그림처럼 오직 예수님만이 유일한 목자로 세워져 모두가 각자 예수님의 인도를 받아야만 되는 것입니다.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자기 양을 다 내어 놓은 후에 앞서 가면 양들이 그의 음성을 아는고로 따라 오되 타인의 음성은 알지 못하는고로 타인을 따르지 아니하고 도리어 도망하느니라.”(요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