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선지자 이사야의 나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53장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거룩한 몸이 찢기시어 대속을 이루시자마자, 곧이어 54장에서는 시온의 노래가 터져 나오고, 55장에서는 하늘의 시장이 열리며, 56장에서는 지옥의 문턱에 있던 이방인들까지 창조주의 품으로 들어오는 은혜의 대합창이 울려 퍼집니다!
십자가의 피 흘림 없이는 결코 부를 수 없는 찬송입니다! 주님의 심장이 터졌기에 우리의 탄식이 노래가 되었고, 그분이 버림받으셨기에 버림받은 죄인이 아바 아버지의 자녀로 영접되었습니다. 54장의 첫 한 마디를 보십시오. “잉태하지 못하며 출산하지 못한 너는 노래할지어다!” 이 얼마나 세상의 이성을 비웃는 거룩한 역설입니까?
세상은 손에 움켜쥔 열매가 있어야 노래하지만, 하늘의 은혜는 빈손일 때 먼저 찬양을 부르게 만듭니다. 아직 빗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믿음의 구름을 보고 은혜의 그릇을 준비하십시오! 당신의 장막터가 지금은 황무지처럼 한산합니까? 말뚝을 깊이 박고 줄을 길게 늘이십시오. 주님의 언약은 당신의 눈에 보이는 현실보다 수만 배나 더 확실합니다.
당신의 안전은 당신의 거룩함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오직 신랑 되신 그리스도의 신실하심에만 매여 있습니다. 산들이 무너지고 언덕들이 바다 한가운데로 던져질지라도, 그분의 구속의 피로 맺은 평화의 언약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을 붙들고 있는 그 손을 보십시오. 거기에 십자가의 참혹하고도 영광스러운 못 자국이 찍혀 있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는 오늘 말씀의 가장 찬란한 보석, 저 은혜의 하이라이트인 이사야 55장의 거룩한 시장 한복판으로 들어갑니다. 들리십니까? 저 영원의 높은 보좌로부터 이 썩어질 세상의 저잣거리까지 뚫고 들어오는 하늘 전령의 거친 듯 달콤한 목소리를!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이 얼마나 가슴을 쥐어짜는 복되고 달콤한 외침입니까! 선지자는 단지 정중하게 청첩장을 건네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오호라!(Ho!)” 하고 소리치며 방황하는 죄인들의 발걸음을 불러 세웁니다. 마치 불길 속으로 달려가는 소경을 향해 외치는 파수꾼처럼, 영원한 멸망의 길로 내닫는 영혼들을 향해 하늘의 호객 소리를 내지르는 것입니다!
주님은 외치십니다.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여러분, 이것이 바로 복음의 정수요, 우리를 살리는 은혜입니다! 세상의 시장에서는 돈주머니가 비어 있으면 차가운 멸시를 받으며 쫓겨납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시장에서는 자신의 은전과 공로를 손에 움켜쥐고 오려는 자가 쫓겨납니다!
하늘의 은혜는 값을 치르려 하는 자에게는 결코 팔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아 누릴 그 생명수이 천문학적으로 비싸서, 온 우주의 금과 은을 다 모아도 단 한 방울조차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거룩한 값은 이미 2천 년 전 십자가 위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쏟아부으심으로 완벽하게, 완전히, 단 번에 지불하셨습니다!
구원이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다고 해서 싼 것이 아닙니다. 피조물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존귀한 것이기에, 오직 하나님의 외아들의 생명값으로만 사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당신의 썩어질 선행이나 잘난 인품을 내밀지 마십시오. 빈손으로 오십시오. 텅 빈 손이야말로 하늘의 무한한 은혜를 받아 누리기에 가장 적합하고 유일한 손입니다!
그런데 가슴 아프게도, 사람들은 이 기이하고 어리석은 기행을 멈추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막 한가운데서 값없이 생명수를 터뜨려주셨는데도, 인간들은 참된 생명이 없는 소멸할 것들을 위해 자신의 영혼과 돈을 탕진합니다. 배부르게 하지 못할 헛된 우상을 위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수고를 바치고 있습니다!
오늘도 불쌍한 세상 사람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행복이라는 이름의 환상을 사기 위해 밤낮없이 피와 땀을 흘립니다. 더 넓은 집,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재산, 사람들의 찬사와 인정을 얻으면 이 목마름이 가실 것이라 착각합니다. 그러나 명심하십시오.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하나님을 위해 창조된 영혼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통탄하는 심정으로 우리에게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내게 듣고 들을지어다.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을 것이며 너희 자신들이 기름진 것으로 즐거움을 얻으리라.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로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의 영혼이 살리라.” 믿음은 눈으로 보는 데서 오지 않고, 들음에서 시작됩니다.
우리의 살길은 그 마음에서 꿈틀거리는 사탄의 속삭임이나 세상의 가짜 약속을 끄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다윗에게 약속하셨던 ‘확실한 은혜’, 곧 영원한 언약을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 언약이 어디서 성취되었습니까?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안에서 영원토록 단단히 세워졌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흔들리는 인간의 결심이나 변덕스러운 결단 위에 서 있지 않고, 결코 취소될 수 없는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이라는 암반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십시오. 그분이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십시오.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십시오!
회개란 단순히 자기 죄를 바라보며 몇 방울의 눈물을 흘리거나 마음이 조금 찜찜해지는 감정의 놀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걸어가던 불의의 길에서 완전히 돌아서는 것입니다! 내가 내 삶의 왕좌에 앉아 있던 교만을 꺾고, 그 왕좌를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거룩한 반역의 중단입니다.
당신이 용서를 구하며 돌아갈 때, 그곳에는 눈살을 찌푸리며 엄하게 추궁하는 율법주의자 하나님이 계신 것이 아닙니다. 성경의 그 감격스러운 선언을 들어보십시오.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풍성하게 용서하시리라.” 이 얼마나 가슴을 울리는 말씀입니까!
인간의 용서는 인색하고 야박하여 용서한 후에도 과거의 허물을 끈질기게 기억하지만, 우리 하나님은 바다보다 넓은 긍휼로 우리의 죄악을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던져버리십니다! 그리스도의 보혈이라는 깊은 바닷속에 우리의 가증한 죄를 몰사시키시고 다시는 기억조차 하지 않으십니다!
왜 하나님은 이토록 말도 안 되는 용서를 베푸실 수 있습니까? 우리가 지은 죄가 가벼워서가 아닙니다.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오, 하나님의 은혜의 높이와 깊이를 측정할 자가 누구입니까!
간혹 절망에 빠져 “내 죄는 너무나 크고 추악해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탄식하는 이가 있습니까? 그것은 겸손의 탈을 쓴 지독한 불신앙입니다! 당신의 죄가 아무리 태산처럼 높다 한들, 하늘을 덮고도 남는 하나님의 무한한 긍휼보다 높을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더러움이 아무리 짙다 한들, 하나님의 아들이 흘리신 거룩한 보혈의 세척력보다 강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죄를 하나님의 은혜보다 더 크게 만들지 마십시오! 보십시오.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이 단 한 방울도 헛되이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땅을 적셔 싹이 나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듯이, 하나님의 입에서 나가는 복음의 말씀은 결코 헛되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반드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이루며, 형통하게 성취될 것입니다.
때로 우리가 설교를 듣고 복음을 전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말씀의 씨앗은 단단한 영혼의 흙 밑에서 지금도 신비롭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회심의 싹이 터 오를 것입니다. 마침내 은혜가 임할 때 어떤 역사가 일어납니까?
“너희는 기쁨으로 나아가며 평안히 인도함을 받을 것이요, 산들과 언덕들이 너희 앞에서 노래를 발하고 들의 모든 나무가 손뼉을 칠 것이며, 가시나무를 대신하여 잣나무가 나며 찔레를 대신하여 화석류가 날 것이라.” 이것이 바로 복음이 일으키는 ‘새 창조’의 능력입니다! 복음은 가시나무의 가시를 조금 깎아내는 식의 도덕 개량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복음은 찌르고 아프게 하는 가시나무 자체를 단단하고 곧은 잣나무로 뿌리째 바꿔버리는 성령의 재창조입니다. 죄인을 성도로,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자를 사랑받는 자녀로, 지옥의 땔감에 불과했던 영혼을 하늘 성전의 기둥으로 완전히 변형시키시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56장에서는 이 거룩한 은혜의 문이 열방을 향해 훠얼씬 더 넓게 펼쳐집니다.
이전에는 율법의 울타리 밖에 있던 이방인과 “나는 마른 나무라” 탄식하며 소망 없이 살아가던 자들까지도 하나님의 거룩한 집으로 초청받습니다. 세상은 사람의 능력을 보고 껍데기 같은 표찰을 붙이지만, 만군의 여호와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힘입어 나오는 모든 자의 표찰을 찢으시고 ‘내 집에서 일컬어질 영원한 이름’을 부여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고 아직도 주저함과 두려움 속에 은혜의 문밖에 서성이는 목마른 영혼들이여! 세상의 깨어진 웅덩이를 파는 그 허망하고 가련한 짓을 당장 치우십시오. 아무리 파 내려가도 오염된 흙탕물과 허무함만 뿜어져 나오는 그 세상 우물가에 얼마나 더 오래 매달려 인생을 탕진하려 합니까?
보십시오! 갈보리 십자가 밑에서 터져 나온 생명수의 샘이 지금 여러분 바로 앞에 거침없이, 웅장한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그 거룩하고 시원한 줄기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신성한 샘이며, 바싹 타들어 간 죄인의 심령을 흡족히 적시고도 남는 은혜의 바다입니다. 자신의 무거운 죄와 수치스러운 허물 때문에 감히 손을 내밀지 못하고 주저하지 마십시오.
구원자께서는 당신에게 완전함이나 도덕적 정결함을 오라 하는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만약 스스로 깨끗해진 후에야 오라 하셨다면, 이 세상 그 누구도 생명의 샘터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의인을 부르러 오신 것이 아니라, 더럽고 부패하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참된 죄인을 부르러 오셨습니다.
바라보십시오. 하나님의 어린양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그 거룩한 몸을 찢으시고 붉은 피를 쏟아내심으로, 우리가 받아야 할 지옥의 모든 형벌과 율법의 엄위한 값을 단 한 방울도 남김없이 완벽하게 치르셨습니다. 율법의 요구는 만족되었고, 하나님의 공의는 충족되었으며, 영원한 용서의 문은 활짝 열렸습니다.
그러므로 어설픈 자존심과 거룩한 척하는 위선의 옷을 벗어 던지십시오. 있는 모습 그대로, 때 묻은 겉옷을 입은 그대로 나오십시오. 손에 자신의 잘난 공로나 자랑거리를 들고 오려 하지 말고, 오직 빈 마음 그대로 나오십시오. 주님께서 그 빈 마음에 준비하신 은혜를 마음껏 부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