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슬프게도 하늘의 하나님께서는 밤낮으로 외치시건만, 가련한 인간의 귀는 묘실의 돌무더기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은혜의 손길이 영혼의 문고리를 쥐고 흔들어도, 어리석은 죄인은 안에서 빗장을 걸어 잠급니다. 마치 만물의 창조주 없이도 제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듯, 저 비참한 피조물은 거룩하신 분께 등을 돌립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바로 그 완고한 백성을 향한 하늘의 탄식으로 48장의 포문을 엽니다. 입으로는 ‘이스라엘’을 자랑하고 거룩한 성을 의지한다 웅얼거리나, 저들의 심령은 하나님에게서 까마득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입술에는 여호와의 이름이 맴돌아도 마음 속 깊은 방에는 사악한 우상이 들어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경건의 겉치레는 정교했으나 영혼의 알맹이는 돌처럼 서늘했습니다. 이 얼마나 두렵고 끔찍한 현상입니까! 교회 문턱을 들락거리면서도 그리스도 밖에 머물 수 있습니다. 찬송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도 마음은 세상의 흙탕물에 잠겨 있을 수 있습니다. 성경책을 손에 쥐고서도 영혼은 하늘의 음성에 빗장을 질러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만군의 주께서 선언하십니다. “네 목은 쇠의 힘줄이요 네 이마는 놋이라” 이것이 바로 부패한 죄의 진면목입니다. 죄는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반역이요, 돌 같은 고집입니다. 하늘이 “돌아오라!” 외쳐도 돌아서지 않고, “나를 믿으라!” 달래도 들은 척 않으며, “우상을 던져버리라!” 명령하셔도 우상을 끌어안고 놓지 않는 비극입니다.
그러나 놀라고 또 놀라십시오! 그 크신 하나님께서는 이런 배은망덕한 백성을 당장에 지옥 불길 속에 던져 넣지 않으셨습니다. “내 이름을 위하여 내가 노하기를 더디 할 것이며 내 영예를 위하여 내가 참고 너를 멸절하지 아니하리라” 성도 여러분, 우리의 영원한 소망이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의 조석변개하는 신실함에 있습니까?
천만에요! 오직 주님의 이름에 있습니다. 우리가 약속을 잘 이행하여 그분이 우리를 품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제 거룩하신 이름을 위하여 스스로 신실하시기에, 이 가련한 먼지 덩어리들을 끝까지 붙드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리나 그분의 영원한 언약은 시온 산보다 견고합니다.
우리의 사랑은 차디차게 식어가나 그분의 사랑은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안개처럼 흐려져도 주님의 약속은 단 한 줄도 마모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께서는 고난의 풀무 불을 통해 당신의 백성을 벼르십니다. “보라 내가 너를 연단하였으나 은처럼 하지 아니하고 너를 고난의 풀무 불에서 택하였노라”
고난의 풀무! 그 누구도 그 뜨거운 불길을 반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대장장이이신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잿더미로 만드시려고 불 속에 던지시는 것이 아니라, 불순물을 태워 순전하게 가다듬으려고 던지시는 것입니다. 금속이 무서운 열기를 통과하며 찌꺼기를 털어내듯, 성도 역시 고난의 풀무를 지나며 신뢰하던 세상의 썩은 밧줄을 끊어버리게 됩니다.
건강을 의지하던 자는 병상에 누워서야 하늘의 주님을 바라보고, 재물을 맹신하던 자는 모래성 같은 부가 흔들릴 때 비로소 썩지 않을 보화를 갈망합니다. 사람을 의지하던 자는 친구들이 떠나가는 그 쓸쓸한 시각에 결코 곁을 떠나지 않는 위대한 친구 그리스도를 발견합니다. 그러므로 불 속에 있다 하여 여호와께 버림받았다 낙심하지 마십시오!
대장장이가 금덩이를 불 속에 집어넣을 때, 그 금을 미워해서 넣겠습니까? 아닙니다, 그 가치를 더 빛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풀무 불에 두실 때 당신을 잊으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은 그 화염 바로 옆에 서서, 당신의 영혼에 정금 같은 주님의 형상이 반사될 때까지 눈을 떼지 않고 계십니다.
그러나 48장은 애통한 탄식으로 여운을 남깁니다. “네가 나의 명령에 주의하였더라면 네 평강이 강과 같았겠고 네 공의가 바다 물결 같았을 것이며” 얼마나 가슴을 치게 만드는 말씀입니까! 하늘 아버지께서 그 자녀에게 쏟아부어 주려 하셨던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그 평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불순종이라는 방파제가 그 은혜의 물줄기를 막아서고 말았습니다. 죄는 단순한 율법 위반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손에 쥐여주시는 하늘의 복락을 제 발로 차버리는 영적 광기입니다. 사탄은 죄를 가리켜 ‘자유’라 속삭이지만, 그것은 영혼을 지옥의 착꼬에 채우는 사슬일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주님은 결론짓습니다. “악인에게는 평강이 없다”
세상이 온갖 화려한 평안을 약속하나, 죄의 침상 위에는 참된 평안이 없습니다. 술잔은 고통을 잠시 잊게 할 뿐이요, 금전은 잠시 착각을 줄 뿐이며, 세상의 명예는 가려운 곳을 잠시 긁어줄 뿐입니다. 영혼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신과의 전쟁을 끝내고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주실 분은 오직 십자가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이제 49장으로 들어서면, 어두운 영혼의 밤을 뚫고 한 위대한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섬들아 내게 들으라 먼 곳 백성들아 귀를 기울이라!” 이 거룩한 음성의 주인공이 누구입니까? 여호와의 종,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모태에서부터 지명되셨고, 그 입은 날카로운 칼 같으며, 하나님의 화살통에 단단히 숨겨진 살촉 같은 분입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그분에게 선언하십니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며 이스라엘 중에 보전된 자를 돌아오게 할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 내가 또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나의 구원을 베풀어서 땅끝까지 이르게 하리라” 보십시오. 그리스도의 구원은 작은 유대 땅덩어리에 갇혀 있는 우물이 아닙니다!
복음의 은혜는 땅끝까지 넘쳐흐르는 대양입니다. 십자가에서 흘린 보혈은 유대인만을 위한 피가 아니요, 모든 민족, 모든 언어, 가장 비참한 오지의 죄인까지 씻어내고도 남는 전능한 피입니다! 당신이 어디 출신이든, 과거에 얼마나 사악한 죄를 질러왔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팔은 지구 저편 땅끝까지 길게 뻗어 있습니다.
그분은 단 한 번도 “너는 너무 멀리 나갔으니 돌아올 수 없다”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내 구원이 땅끝까지 미치리라!” 외치십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이 위대한 구원자가 세상에서 어떤 대접을 받으셨습니까? “사람에게 멸시를 당하는 자, 백성에게 미움을 받는 자” 오, 이곳에 이미 골고다 십자가의 비극적인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구원자가 제 땅에 오셨으나 어둠에 눈이 먼 인간들은 그분을 영접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빛이 왔으나 밤의 자식들은 어둠을 더 사랑했습니다. 영광의 왕이 오셨건만 그 머리에는 면류관 대신 뾰족한 가시관을 씌웠고, 왕복 대신 자색 옷을 입혀 침을 뱉었으며, 손에 왕봉을 들려드리는 대신 손바닥 한가운데 무자비한 철못을 박아 넣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오묘한 은혜로 인해 세상이 멸시하고 짓밟은 그 종을 통하여 영원한 구원의 탑이 세워졌습니다. 건축자들이 버린 찌꺼기 돌이 하나님 성전의 모퉁잇돌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실패’라고 비웃었던 그 끔찍한 십자가가, 마귀의 머통통을 깨부수는 하나님의 최후 승리가 된 것입니다!
이어 49장에는 상처 입어 신음하는 영혼을 위한 하늘의 가장 달콤한 위로가 흘러나옵니다. 절망에 빠진 시온이 울부짖습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당신도 이러한 캄캄한 골짜기를 지나본 적이 있습니까? 기도해도 묵묵부답이고, 하나님은 저 멀리 계신 것 같으며, 고난의 파도 앞에서 요동치는 그 음성. “하나님께서 나를 잊으셨구나”
그러나 하늘의 아버지가 무엇이라 대답하십니까?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이 얼마나 가슴을 울리는 사랑의 소리입니까! 이 땅에서 가장 진하고 깊다는 핏줄의 사랑, 젖먹이를 향한 어미의 본능조차 죄로 인해 비틀어지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영원히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지상의 어미는 혹시 제 자식을 잊을지언정, 하늘의 하나님은 당신의 피로 산 백성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이 한 마디를 덧붙이십니다.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손바닥에 새겼다! 성도여, 당신의 이름은 그저 하나님의 기억력이라는 서류함 속에 묵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혼이 낙심될 때마다 주님의 그 손을 바라보십시오! 그 손자국이야말로 “내가 너를 결코 잊지 않는다”는 하늘의 지워지지 않는 서명이요, 피 묻은 보증서입니다! 50장에 다다르면 고난받는 종의 초상은 정밀한 그림처럼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리스도는 아버지를 향해 완벽히 열린 귀를 가진 순종의 종이셨습니다. 그분은 아버지가 명하신 잔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주 여호와께서 나의 귀를 여셨으므로 내가 거역하지도 아니하며 뒤로 물러가지도 아니하며.”
첫째 아담은 에덴의 풍요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거역하여 인류를 멸망의 구렁텅이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나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는 광야와 골고다의 참혹함 속에서도 죽기까지 완벽히 순종하셨습니다!
아담의 반역이 우리에게 흉측한 죄와 사망을 가져왔다면, 그리스도의 완전한 순종은 우리에게 순결한 의의 옷과 영원한 생명을 선물했습니다. 그분이 왜 그 모욕과 수치를 온몸으로 받아내셨습니까? 바로 저와 당신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옥에서 받아야 할 영원한 수치를 그분이 십자가에서 대신 받으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버림받아 외쳐야 할 비명을 그분이 십자가 위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대신 외치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패배하여 끌려간 비겁자가 아니셨습니다!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므로 내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내 얼굴을 부싯돌 같이 굳게 하였으므로 내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할 줄 아노라”
부싯돌 같은 얼굴! 이 영웅적인 결의를 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향해 부싯돌처럼 단호하게 걸어가셨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핏방울이 땀처럼 떨어지는 공포도 그분의 걸음을 돌려세우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의 비겁한 도망도, 가롯 유다의 맞춤도, 빌라도의 채찍질과 군병들의 가시관도 주님의 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했습니다!
왜입니까? 아버지의 구원 계획을 완수하고, 이 가련한 죄인들을 지옥 불길에서 건져내겠다는 뜨거운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마침내 그분은 십자가 틀 위에서 우주를 진동시키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오, 교회가 들을 수 있는 가장 복되고 장엄한 나팔 소리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가 메꾸어야 할 미완성의 과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단번에, 완전히, 영원히 끝마치신 ‘완성품’입니다! 그리고 50장은 어둠 속을 헤매는 성도에게 거룩한 지침을 내립니다. “너희 중에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종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자가 누구냐 흑암 중에 행하여 빛이 없는 자라도 여호와의 이름을 의뢰하며 자기 하나님께 의지할지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역설입니까! 하나님을 진실로 경외하는 성도의 영혼에도 별빛조차 비치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밤이 찾아왔다고 해서 당신이 하나님께 버려진 것은 아닙니다. 성도는 눈에 보이는 빛을 보고 걷는 자가 아닙니다. 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에도 하나님의 신실하신 손을 붙드는 자가 진짜 성도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48장의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죄인을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 때문에 참으시고 풀무 불 속에서 가다듬으십니다. 49장의 종 그리스도는 땅끝까지 구원의 빛을 발하시며, 버림받았다 신음하는 자들에게 “내 손바닥에 새겨진 너를 결코 잊지 않는다” 목소리를 높이십니다. 50장의 주님은 부싯돌 같은 얼굴로 모욕과 침 뱉음을 견디시며 십자가로 걸어가 완벽한 순종으로 구원을 완성하셨습니다.
혹시 고난의 풀무 불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계십니까? 마귀의 거짓말에 속지 마십시오! 당신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순금으로 다듬어지는 중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그분의 손바닥, 그 거친 못 자국 속에 영원히 새겨져 있습니다. 어두운 밤을 지나고 계십니까? 당신의 비좁은 횃불을 버리고 오직 여호와의 성호를 붙드십시오!
우리의 구원은 우리의 변덕스러운 충성심이라는 모래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싯돌 같은 완전한 순종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마침내 이 땅의 모든 고난의 풀무가 식고, 영원한 신랑의 잔치 자리에 들어설 그날, 우리는 다 함께 목청껏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살린 것은 나의 의가 아니요, 죽기까지 순종하신 어린 양의 의였노라! 우리를 천국까지 이끈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