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 악에 대한 심판,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본 장에 등장하는 ‘곡’은 마곡 땅에서 온 지배자로서 메섹과 두발을 다스리는 자로 소개되며, 이는 단순한 역사적 인물을 넘어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악한 세력의 대표로 이해된다. 곡은 여러 나라들을 연합하여 북쪽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고자 준비하며, 그 동기는 이스라엘의 평안함에 대한 시기와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곡의 계획을 전혀 모르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당신의 주권적인 뜻 안에서 사용하시며, 당신의 거룩하심과 위엄을 열방 가운데 드러내시는 수단으로 삼으신다. 곡이 이스라엘을 침공하는 과정조차 하나님의 허락과 통제 아래에 있으며, 이는 곡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이끌려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당시의 이스라엘은 과거의 황폐함에서 회복되어 성벽도, 문도, 빗장도 없이 평안히 거하는 상태였고, 이러한 모습은 곡에게 약한 존재로 보였던 것이다. 곡은 이를 약탈의 기회로 삼고자 공격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계획을 좌시하지 않으신다.
- 하나님께서는 곡과 그 연합 세력에 대해 분노로 일어나시며, 큰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전염병, 불과 유황, 우박 등을 동원하여 그들을 심판하신다. 곡의 군대 안에는 혼란이 생기고, 그들은 서로를 칼로 치게 되며, 마침내 완전한 파괴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심판의 목적은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과 거룩하심을 열방 앞에 드러내는 데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민족들이 하나님이 참으로 누구이신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말씀은 단지 과거의 예언으로만 머물지 않으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세상에는 여전히 곡과 같은 세력들이 존재하며, 하나님의 백성을 위협하고 그들의 평안을 깨뜨리려 한다. 그러나 본장은 그러한 세력조차도 하나님의 주권적 통제 아래 있으며,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어떤 악도 자기 뜻을 이루지 못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곡의 전쟁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으며, 그에 대한 심판 또한 하나님의 정하신 때에 정확하게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말씀을 읽는 이들은 두려움이나 혼란에 빠지기보다는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신뢰하며, 그분의 뜻 안에서 평안을 누려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결코 버리지 않으시며, 모든 역사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에스겔 38장은 그러한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와 주권을 명확하게 드러내며, 하나님의 이름이 모든 열방 가운데 높임을 받게 되는 그날을 지향하고 있다.
<겔 39 – 하나님의 주권>
- 여기에는 앞선 장에서 예언된 곡과 마곡의 전쟁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과 그 결말을 다루고 있며, 하나님의 주권적 승리와 백성의 회복,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이 온 열방 가운데 드러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곡을 이끌어내어 이스라엘 산 위에서 그의 군대를 멸하시겠다고 하신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이 전쟁을 계획하시고 주관하신다는 점을 강조한다. 곡은 전쟁을 주도하는 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서 사용되는 존재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곡의 군대는 이스라엘 산 위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그 시체는 온 땅에 널리 퍼져 새와 들짐승들의 먹이가 된다. 하나님께서는 이 재앙을 통해 자신의 거룩함을 나타내시고, 이 일을 통해 열방이 하나님을 알게 될 것이라 선언하신다. 다음으로 본문은 곡의 군대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이후, 그 시체를 매장하는 장면을 자세히 다룬다. 이스라엘 족속은 곡의 무리들이 남긴 시체를 매장하기 위해 일곱 달 동안 온 땅을 수색하고, 모든 시체를 철저히 매장함으로써 땅을 정결하게 만든다. 이는 곡의 패배가 완전하고 최종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이 다시는 더럽혀지지 않고 정결함 가운데 거하게 될 것임을 상징한다. 하나님께서 친히 전쟁을 마무리하시고, 그 흔적조차 철저히 처리되게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이 다시는 부정함 가운데 있지 않게 하신다.
- 하나님께서는 새와 들짐승을 불러 곡의 무리의 살과 피로 잔치를 베풀게 하시는데, 이는 단순한 폭력적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철저하고 전면적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곡의 패배는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훼손했던 모든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보응이며,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열방 가운데 자신이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드러내신다. 이와 함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회복을 선포하신다. 본문의 후반부는 하나님의 은혜의 회복 선언으로 이어지는데, 이스라엘이 그동안 죄로 인해 징벌받고 포로 되었던 일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렸기 때문이지만, 이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다시 불쌍히 여기시고 돌아오게 하시며, 다시는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자신의 영을 부어주시겠다고 하시며, 이는 내면의 회복과 성령의 임재를 통한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에 단순히 곡과의 전쟁이 끝나는 장면으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과 동시에 무한한 긍휼과 회복의 약속이 함께 서술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깊은 사랑과 열방 가운데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동시에 증언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하나님의 심판이 목적이 아니라, 그 심판을 통해 자신의 백성을 정결케 하고 다시 회복시키며, 하나님의 이름을 온 세상에 알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겔 40 – 회복 청사진>
- 본문은 에스겔이 포로 된 지 25년, 예루살렘이 함락된 지 14년째 되는 해에 하나님의 권능에 붙들려 높은 산으로 이끌림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거기서 에스겔은 놋 같은 빛을 띤 사람 하나를 보게 되며, 그는 측량줄과 자를 가지고 성전의 구조를 하나씩 설명해 준다. 이 모습은 곧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통하여 이스라엘에게 회복의 청사진을 보여주시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이 구조적 세부 묘사는 단순히 건축 도면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회복된 관계를 표현하는 상징적 계시이다. 먼저 등장하는 것은 성전 동쪽 문이며, 이 문을 통해 에스겔은 성전 전체에 대한 측량을 시작한다. 각 문과 행랑, 뜰, 벽의 크기와 구조가 상세하게 기록되며, 이는 하나님께서 질서와 거룩함 속에서 거하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나타낸다. 성전의 각 공간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상징하며, 하나님의 임재가 그 안에서 회복될 것이라는 약속의 표시로 볼 수 있다. 에스겔이 본 이 성전은 이전 솔로몬 성전이나 스룹바벨 성전과도 다르며, 현실적으로 실현된 적 없는 성전으로서, 종말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이 환상 속의 성전은 올 하나님의 나라와 영적 회복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구속받은 백성이 하나님과 다시 온전한 관계 속에서 거하게 될 공간이며,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가 놓여 있다. 성전의 정밀한 측량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질서정연하게 회복하신다는 약속의 표현이며, 회복된 예배와 거룩한 공동체의 회복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 후반부에서는 안뜰과 내전, 제사장들의 방, 번제단 등의 구조가 측량된다. 이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다시 하나님과의 언약 안에서 살아가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거룩이 회복된 공간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정결한 예배를 회복하며, 하나님의 임재 아래서 살게 될 것이다. 성전의 중심에는 하나님께서 계시며, 그 분의 임재가 다시금 이스라엘 가운데 충만하게 나타날 것을 예고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절망 중에 있는 백성에게 희망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주어진 계시이다.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포로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미래의 성전 환상을 보여주시며, 심판 이후에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백성과 함께 하시고 그들을 위한 회복을 준비하고 계심을 선언하신다. 이 장을 통해 하나님의 신실하심, 회복에 대한 약속, 그리고 장차 완성될 영적 성전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즉, 단지 과거의 건축 지침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질서, 회복과 언약의 완성을 상징하는 종말론적 비전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하나님의 백성은 이 말씀을 통해 장차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며 거룩한 삶으로 응답해야 한다. 이 환상은 하나님의 백성이 다시 그분과 함께 거하게 될 공간에 대한 예고이며, 하나님께서 친히 거하시는 거룩한 질서의 세계가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는 확실한 약속이다.
